'짜장면 봉사' 이웃 돕던 40대 아내…4명에 새 삶 주고 떠났다

입력 2023-12-06 16:22   수정 2023-12-06 17:13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아내가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문미선 씨(43)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문씨는 지난 10월 25일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문씨의 가족들은 그가 4년 전 기증 희망 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알렸다. 문씨가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기에, 삶의 끝에도 남을 위하는 모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과 생전의 약속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에 기증 결심을 했다고 한다.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씨는 어릴 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천성 실명 장애가 있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어려운 시절을 자라왔다.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는 항상 적극적이었고,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문씨는 평소 친절하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친절을 베푸는 자상한 성격이었다. 남편과 함께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 봉사팀을 13년 넘게 참여하며, 장애인과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에게 밥을 제공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문씨는 문화센터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며, 헬스, 수영,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건강한 사람이기도 했다. 이에 문씨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는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문 씨의 남편은 "14년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어. 이제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 지켜봐 줘. 진심으로 당신만을 사랑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남을 위해 더 헌신하신 기증자와 그 곁을 함께 해주신 기증자 유가족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실천해 주신 생명나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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